필동면옥에 다녀온 후기를 쓰려고 한다. 사실 이곳에 대해서는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싶었다.
평양냉면에 대해 시리즈를 적으면서 서울에서 반드시 가봐야 할 평양냉면집 중 하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내가 이 집을 처음 알게 된 것은 평양냉면 덕후가 강력하게 추천했기 때문이었다.
이후 더 검색해보니 필동면옥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충성도가 꽤 높았고, 심지어 미슐랭 가이드에도 소개된 것을 보고 꼭 한 번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전에 갔던 우래옥과는 분위기부터 달랐다.
[20대 라이프/맛집] - 서울 을지로 평냉의 대장 우래옥 후기 주차공간과 대기 방법
우래옥은 다양한 메뉴를 자랑하지만, 필동면옥은 정말 평양냉면 하나로 모든 것을 설명하는 곳이었다.
평양냉면 가격은 우래옥보다 약간 저렴한 편이었지만, 사이드 메뉴들이 상당히 비쌌다.
특히 수육 가격이 3만원이 넘어서 내가 감당하기에는 조금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결국 물냉면만 시켜서 먹었다.
냉면이 나오자마자 일단 국물에서 고소한 향이 퍼졌다. 첫 입을 먹었을 때부터 이건 고기 국물이라는 느낌이 확 다가왔다.
사실 평양냉면이 비싼 이유는 고기육수를 직접 우려내고, 그 과정에서 계속 기름을 걷어내는 정성이 들어가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평소에는 그 고기 육수의 진한 맛을 잘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필동면옥의 국물은 정말로 고기 육수 맛이 강하게 느껴졌다. 마치 차가운 뭇국을 먹는 듯한 느낌을 받을 정도로 진하고 깊은 맛이었다.
냉면 위에 올라간 재료들만 봐도 이 국물이 얼마나 고기 국물인지 알 수 있었다. 얇게 썬 고기 두 점과 그 위에 살짝 뿌려진 고춧가루, 그리고 고명으로 올라간 파가 국물이 고기 육수라는 것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다른 평양냉면집에서 먹었던 냉면과 비교해봤을 때, 필동면옥의 국물은 정말 특별했다. 흔히 먹는 가벼운 육수와는 달리 깊고 묵직한 느낌을 줬다. 국물을 떠먹을 때마다 고기의 풍미가 입안에 가득 차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면 역시 국물에 잘 어울렸다. 메밀의 거친 느낌보다는 부드러운 면발이 국물과 조화를 이뤘다. 씹을 때마다 면의 질감이 국물과 함께 어우러져서 먹는 재미가 있었다. 면발이 국물의 고소함을 머금고 있어서 더욱 맛있게 느껴졌다.
물냉면 하나만 먹었는데도 꽤 배가 불렀고, 만족스러웠다.
사이드 메뉴를 먹지 못한 건 조금 아쉬웠지만, 필동면옥에서의 평양냉면은 충분히 그 자체로도 훌륭했다. 이곳의 냉면은 정말로 고기 육수의 깊은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최고의 선택일 것이다.
다음에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그때는 수육도 함께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이번에는 물냉면만 먹었지만, 그 맛이 정말 인상 깊어서 다시 찾을 이유가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필동면옥은 단순히 유명해서 가야 하는 곳이 아니라, 평양냉면의 본질적인 맛을 제대로 느끼고 싶은 사람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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